잡담

게임 문화, 개선해야 한다

한동안 온라인 게임을 잘 안 했다. 일단 비교되는 것부터가 날 좀 짜증나게 했다. 옛날에 MMORPG 게임 하면 다른 친구들은 레벨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데 난 레벨 20 이상을 올라가질 못하고 있고 온라인 액션 게임을 하면 다른 친구들에 비해 반응 속도가 느려서 맨날 죽거나 피해를 주는 등 내가 게임을 못 하는게 너무 눈에 확 띄었다.

대학교 올라오고 한동안 콘솔 게임 위주로만 플레이를 하다가 정말 오랜만에 온라인 게임으로 돌아왔는데, 그 게임이 바로 오버워치. 동생이 군대 휴가나온 7월 초부터 같이 구매해서 플레이를 시작했는데 중순, 그러니까 학생들 방학하기 전까지는 매우 클린하게 플레이했었다. 이후 엄청난 수의 트롤들을 보고 그룹 맺어서 플레이하지 않는 이상 잘 안 하기 시작했고.

도대체 왜 그렇게 하면서 플레이를 하지? 싶을 정도로 정말 게임 문화 더럽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한창 상승세를 탈 무렵, 준프로 대회를 준비하던 고등학교 후배가 나한테 리그 오브 레전드를 영업할 때가 있었는데 내가 왜 리그 오브 레전드를 안 했느냐?라고 묻는다면 당시 인터넷에도 많이 떠돌던 롤 문화, “부모님 안부 묻기”와 “상대방 조롱하기” 때문이다.

내가 워크래프트3로 친구들과 로컬망으로 같이 하던 카오스나 파이트 오브 캐릭터즈를 플레이할 때 내 실력을 잘 알기 때문에 롤을 시작하면 100% 저 두 더러운 문화를 직접 접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시도도 안 해봤었다.

대학교 3학년 올라왔을 때였나, 리그 오브 레전드가 너무 인기가 좋아서 “그래, 동아리 선후배들이랑 한 판 같이 해보자” 하고 PC방에 가서 팀을 나눠 해봤었다. 튜토리얼도 안 해본 나에게 같은 팀인 동아리 선배(학번은 같지만 나이가 나보다 많으니까 선배라고 하자)가 나한테 정말 심한 욕을 해서 그 뒤로 리그 오브 레전드는 쳐다 보지도 않는다. 욕했던 그 선배에게도 만나면 웃으며 인사는 하지만 오래 얘기하지 않는다. 그깟 게임이 뭐라고? 내가 뭐 티어 떨어뜨리는 것도 아니었고 그냥 단순한 친선 게임이었는데.

또 한 번은 고등학교 친구가 갑자기 같이 게임 하나 하자길래 포탈 2 협동 게임을 시작했는데 나보고 뭐라뭐라 설명하다가 혼자 화나서 그대로 해산했다. 도대체 왜? 심지어 게임도 좀만 더 하면 클리어하는 정도였다.

도타 2는 온라인 친구가 설득에 설득을 해서 몇 판 같이 했었는데, 점점 재미를 붙일 무렵 만난 욕쟁이가 나한테 욕을 하자마자 게임 끄고 지워버렸다.

내가 그나마 멀티플레이를 시도할 수 있게 되었던 것에는 스팀에서 만난(정확히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만난) 온라인 친구들 덕분이었다. 내가 잘 못해도 웃으며 넘길 수 있는 그런 친구들이고, 때문에 서로 웃으며 게임을 할 수 있었다. 레프트 4 데드 2, 트라인 2, 포탈 2, 페이데이 2, 세인츠로우 3, … 정말 많은 게임을 멀티플레이로 같이 즐기고, 심지어 서로의 게임 플레이를 스팀 방송 등으로 구경도 많이 했다. 서로 게임 못한다고 놀린적 한 번도 없었고, 설명도 이해 못 하면 이해할 때까지 같이 해보기도 하고, 경쟁하는 게임이면 서로 이긴 팀에 격려도 해줬다.

이런 평화로운 분위기에 게임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음에도 지금의 게임 문화는 정말…

첫 번째로, 욕설 너무 난무한다. 실생활에도 욕설이 난무한다지만 서로 고쳐갈 생각을 해야지 도대체 왜 그렇게 욕설을 하는 걸까? 특히나 패드립, 고인드립 등등 진짜 너무 싫다. 심지어 닉네임으로 그런 것을 해놓는 경우도 있다.

두 번째로, 성희롱이나 성적 비하를 하는 경우도 있다. 여성 플레이어만 보면 성희롱 하기 바쁜 개돼지 놈들 진짜 다 적어도 1~2년씩은 감옥 다녀와야 될텐데 사이버수사대와 게임사도 제대로 협력 안 해서 그런 사례가 너무 적다. 게다가 여성 플레이어 실력을 비하하는 놈들도 짜증난다. 잘 하는 여성 플레이어에게는 남자친구가 대신 해주는거 아니냐는 놈들, 못 하는 여성 플레이어에게는 이래서 여자는 안 된다는 놈들 등등. 닉네임에 이런거 해놓는 놈들 심지어 게임사에서 잘 바꿔주지도 않음. 오버워치에서 이런거 신고 좀 넣어봤는데 신고 넣는 놈들 대부분 차단까지 해놓고 있고, 배틀넷에서 차단 목록 볼 수 있는데 닉네임 바뀌어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세 번째로, 조롱하는 놈들 너무 많다. 자기 팀이 이기면 상대 팀 조롱하는 놈들, 자기 팀이 지면 자기 팀 다른 사람들에게 실력이 그게 뭐냐며 욕하고 나가는 놈들 등등. 그렇게까지 해가면서 자기 자존감을 챙겨야 되는 놈들이라면 솔직히 병원 가야 되지 않나?

네 번째로, 자기들만 즐거우면 즐겜이라는 놈들이 열심히 트롤링하는 경우. 즐겜은 자기만 즐거우면 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즐겁게 즐겨야 즐겜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 정정당당하게 즐겨야 되고, 서로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 자기들만 즐거우면 즐겜이라는 놈들은 오버워치에서 이런 놈들이다. 1) 시메트라로 절벽으로 빠져나가는 순간이동기 생성. 2) 자기팀 시작지점 출구 빙벽으로 막아버리는 메이. 3) 상대팀 어떻게든 이겨보겠다고 3개 이상의 바스티온 픽 및 서로가 사각지대에서 공격 또는 6개의 디바 픽. 4) 난투에서 아나 재우기 스킬 무한으로 쓸 수 있는 점 악용해서 재우기만 하기, … 이 외에도 많은 사례가 있다.

내 닉네임을 ‘다람군’에서 ‘다람이’로 바꾼지 얼마 안 됐는데, 어차피 내 주위 친구들(고등학교, 온라인 친구들. 대학교 친구들은 대부분 다른 호칭으로 부른다)은 대부분 나를 ‘다람군’이 아닌 ‘다람이’로 불러왔기 때문에 그냥 호칭을 통일하자 싶어서 이렇게 바꾼 것이었다. 근데 저번 일요일에 만난 한 파티가 내 닉네임이 “여성적”으로 보였는지 자꾸 여성에 대한 성적 비하를 해대서 정말 짜증났었다. 남자인 내가 이런 기분을 느꼈는데 실제 여성들은 매일매일 게임에서 어떤 느낌일지 감히 상상도 가지 않는다.

이번 달 초~중순 사이에 업데이트 이후 돌렸던 1:1 게임에서는 별 한 개 짜리가 별 세 개 짜리 이겼다고 나보고 물레벨이라면서 조롱하고 갔다. 오버워치에서 별 하나 찍었으면 레벨과 실력은 별 상관관계가 없다는거 잘 알텐데 이렇게 조롱하고 갔다는건 악의적인 것이다. 내 자존감을 도둑질하겠다는 악의.

오늘은 팀 채널로 오라는 팀 채팅을 적은 후 일종의 성희롱을 하는 노래를 반복적으로 틀었던 놈이 있었다. 이 게임 끝나고 다들 게임 할 생각이 싹 사라져서 바로 해산해버렸다.

이 사례들 외에도 정말 많다. 셀 수 없을 정도로. 그나마 최근 겪었던 것들이라 기억에 남아 적을 수 있었던 사례들일 뿐이다.

뭐 내가 리그 오브 레전드 딱 한 판 해보고 접은 주제에 오버워치를 계속 욕먹어가면서 플레이하는 이유는 솔직히 같이 하는 그룹 덕분이다. 이 친구들 덕분에 그나마 얼마 없는 재미를 느껴가며 플레이할 수 있었다. 지금 게임 내 악의적 플레이어들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전망이고, 이 추세라면 우리 그룹은 점점 다른 플레이어들과 붙는 게임보다 사용자 지정 게임으로 돌리는 횟수가 그에 비례해서 늘어날테고, 그러다가 오버워치를 접고 다른 게임을 찾게 되겠지.

사실 게임은 물론이고 인터넷 문화 자체가 좀 바뀔 필요가 있음. 인터넷은 물론이고 실제 문화도 좀 바뀔 필요도 있고. 근데, 게임과 인터넷은 지금 초중고 학생들은 물론이고 20대, 30대, 40대 등등도 전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적어도 이런 공간들의 문화가 바뀌어야 실제 문화도 바뀔텐데, 잘못된 문화들이 인터넷과 게임에서 자꾸 생겨난다. 부디 이런 문화를 바로잡을 어떤 운동이 시작되면 좋을텐데 방해꾼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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