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우리나라가 IT 강국이 아닌 이유

인터넷 뉴스, TV 뉴스 등에서 우리나라를 자꾸 IT 강국이라고 한다. 근데, IT 강국이었던 시절은 옛날 잠깐 뿐이라고 본다. 지금은 IT 강국이 아니다. 이건 확실하다.

1. 고립된 인터넷 환경

우리나라는 북한마냥 WAN 자체가 고립된 상태의 인터넷 환경은 아니다. 다른 국가들과도 인터넷이 연결되어 우리는 해외 사이트에도 걱정 없이 들락날락 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에서 이 계정이 나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만들어야 되는 것이 매우 많다. 주민등록번호는 일단 기본적으로 깔고 들어간다. 요즘엔 주민등록번호를 받지 못하니 휴대전화번호나 아이핀을 발급받아야 되는데, 일단 아이핀이 주민등록번호와 휴대전화번호를 모두 발급받아야 사용할 수 있으니 주민등록번호와 휴대폰번호는 필수이다. 거기에 공인인증서도 거의 필수에 속한다. 아이핀에서 공인인증서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

자, 그럼 우리나라 사람이 주민등록번호만 있는 상태로 외국에 나가 있는 상태에서 주민등록증(번호 말고 증)도 없고, 국내 휴대전화번호도 없다면? 거의 40% 가까이되는 주요 우리나라 인터넷 웹사이트를 사용할 수 없다. 거의 대부분의 정부 기관 사이트 사용 불가능, 은행과 같은 국내 금융업체 사이트는 당연히 사용 불가능, 검색 포털 중에 네이트 사용 불가능, 카카오톡, 네이트온 등 일부 메신저 사용 불가능, 게임 포털 사용 불가능(일단 playNC는 최근에 가능해졌던거 같다), 인터넷 쇼핑몰 사용 불가능.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거의 없다.

이게 모두 휴대전화번호나 공인인증서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내 휴대전화번호 하나 없다면 외국인도 우리나라 사이트를 이용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다.

2. 웹 비표준 기술 남용

우리나라의 초기 보안 플러그인의 태동은 1990년대 후반, 미국의 암호 알고리즘 수출 제한 때문이었다. 높은 수준의 DES나 AES 알고리즘이 적용된 경우 외국에 수출할 때는 암호화 수준을 낮춰야 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SEED 알고리즘 등 복잡한 알고리즘을 적용하기 위해 보안 플러그인을 만들어 사용했다.

그리고 이 때문에 현재는 공인인증서를 비롯한 각종 기능 때문에 웹 비표준 기술인 ActiveX와 NPAPI 등이 많이 남용되고 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이미 웹 비표준 기술은 사장되는 추세였다. 그리고 HTML5가 떠오르고 있었다. 자, 그렇다면 IT 강국이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가? 국가 단위에서 웹 비표준 기술을 사용하고 있으니, 원활하게 표준으로 옮기기 위해서 웹 표준 재정 단체에 표준안을 상정해야 했다. 지금 HTML5만으로 할 수 있는 공인인증서 기술이 있나? 없다. KISA에서 정리한 방법이 있긴 하지만 이건 기존 공인인증서 파일을 TLS 인증서로 변환해서 사용하는 방법이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방식 공인인증서(NPKI 및 GPKI) 기술은 이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게임에서도 웹사이트 트래픽을 올려 광고 수익을 좀 더 얻기 위해서 +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 웹사이트에서 로그인한 뒤 게임을 구동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문에 웹 비표준 기술이 남용되고 있다. 넥슨에서는 사용하던 플러그인을 버리고 HTML5로 구현했다고 들었는데 요즘 넥슨 게임을 안 해서 자세히는 모름.

플래시의 남용도 마찬가지이다. 플래시는 웹 표준 기술이 아니다. 플래시도 ActiveX나 NPAPI 위에서 동작하는 프로그램이다. 근데 국내 업체 중에는 아직도 플래시를 이용해 구현을 하는 곳도 많다. 플러그인을 더 이상 지원하지 않는 윈도우 8 스토어 앱 방식 인터넷 익스플로러 및 엣지에서도 플래시가 나오기는 하지만 이건 예외적으로 구현된 플러그인이고, 모질라의 파이어폭스는 조만간 자바스크립트 기술로 대체할 예정. 그나마도 점점 플래시는 사장되는 추세이다.

3. 국내에서 이끄는 기술의 부족

진짜 IT 강국이 되려면 우리나라에서도 뭔가 이끌어지는 기술이 있어야 된다. 그러나 게임과 관련된 기술(게임 엔진부터 시작하여 지연 렌더링 기술, 오디오 관련 기술, GPGPU 등등)은 대부분 외국에서 연구된 것을 가져와서 쓰는 경향이고, WiBro를 제외하면 국내에서 시작한 이동 통신 기술은 없다고 봐도 되고(CDMA는 우리나라가 최초 상용화일 뿐이지 기술 자체는 외국 기술이다), 웹 표준에도 우리나라 기술은 들어간게 없다. 운영체제도 국내 자체 개발은 없고(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운영체제가 몇 있지만 전부 리눅스 기반이다. 운영체제와 관련된 심도있는 책이 국내에서 나온게 있지만 상용 운영체제랑은 상관 없다), 국내에서 개발된 대중적인 컴퓨터 언어도 없고(심지어 대중적인 컴퓨터 언어 1위부터 10위 중에 아시아인이 만든 언어는 Ruby 한 개 뿐이다).

4. 세계적인 트렌드를 따르지 못 함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IT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 해서 망한 메이저 회사나 메이저 소프트웨어도 한 두 개가 아니다.
1) 국내에서 드림위버와 경쟁하던 나모 웹 에디터는 경쟁에서 밀려 개발이 중단됐다.
2) 국내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워드와 경쟁하던 아래아한글은 경쟁에서 밀려서 도산 위기까지 갔다.
3) GP32나 GP2X, CAANOO와 같은 휴대용 게임기는 경쟁조차 하지 못하고 매니아 층 위주로 팔렸고 최근 회사가 망했다.
4) 소셜 미디어인 싸이월드는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유행하면서 끝났다.
5) 휴대기기에 들어가는 API인 WIPI는 아예 모바일 갈라파고스를 만들어 삼성과 LG가 세계적으로 경쟁하지 못 할 뻔 했다. 근데 팬택은 결국 끝남…
6) 국내 사이트 60% 이상이 웹 표준을 따르지 않아 최신 브라우저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5. 회선 깡패

이론적인 회선 속도만 빠르면 다라고 믿는 통신사가 첫 번째 문제, 경쟁이 아닌 담합으로 질은 낮추고 가격은 올리는 통신사가 두 번째 문제, 장기적인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단기적으로 입는 피해만 생각하는 통신사가 세 번째 문제다. 그러니까 통신사가 문제. 유선 인터넷 망은 KT olleh, SK Broadband, LG U+가, 무선 인터넷 망은 KT olleh, SKT, LG U+가 문제다. 이들이 한 집에서 100Mbps의 넓은 대역폭을 공유기를 이용해 활용하려는 것도 까칠하게 굴고 데이터망은 3G든 4G든 느려터졌음에도 사용료가 비싸지고, 트래픽이 많이 몰리는 업체에 사용료를 더 많이 물려고 아득바득 우기고 있다.

이들 때문에 구글 데이터센터도 국내에 들어오지 못해 장기적으로 온 국민이 구글 서비스에 있어서 여러 가지 면에서 피해를 입고 있으며, 특히 통신사들은 유튜브 캐시 서버 도입으로 매년 수십억원 깨지고 있다. 자업자득임.

6. 이어서

이유가 더 있는데 지금 당장 생각이 안 난다. 생각나면 더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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